뮤지컬 \'캣츠\', \'시카고\' 한 판 승부
뒷골목 고양이들 \'앙탈\' 관능적 여죄수의 \'유혹\'
3일. 올 추석 연휴는 짧다. 차례 지내고 성묘 다녀오기에도 빠듯하다. 그래서 멀리 떠나기도 어렵고, 여유도 없다. 집이나 가까운 시내에서 보내야 할 판이다.
TV 추석 특선영화나 복잡한 극장 영화 관람이 식상하다면 대작 뮤지컬로 눈을 돌려보자.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와 전세계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는 화제의 뮤지컬 ‘시카고’가 추석 연휴에도 대구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신화가 되어 돌아온 ‘캣츠’
‘캣츠’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무한한 관심과 호응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다만 신화가 되어 다시 대구를 찾은 오리지널 고양이들이 펼치는 환상적인 무대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캣츠’의 시놉시스부터 되새겨보자.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고양이들의 축제인 ‘젤리클볼’에 모인 각양각색의 고양이들.
각각의 고양이들은 자신이 새 삶을 갖고 다시 젤리클 고양이로 태어나기를 고대하며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와 춤으로 소개한다.
재미있는 잠꾸러기 고양이 ‘제니 애니도츠’, 반항아 고양이 ‘럼텀터거’, 부자 고양이 ‘버스토퍼 존스’, 말썽장이 고양이 커플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극장 고양이 ‘거스’, 기차검사원 고양이 ‘스킴블샹크스’, 마법사 고양이 ‘Mr. 미스토펠리스’ 그리고 한때 아름답고 매력적인 고양이였으나 바깥 세상으로 떠난 뒤 이제는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리자벨라’ ….
이들 중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로노미’가 천상 세계인 ‘헤비사이드 레이어’로 보내 새 생명을 얻게 할 고양이가 선택되는데….
20여곡에 이르는 뮤지컬 넘버는 고양이들의 독특한 삶 만큼이나 다양한 곡조로 감상의 풍부함을 더해주며, 극중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비롯한 세계 유명 가수들에 의해 180여 차례나 녹음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온통 영어 일색인 공연 도중 딱 한번 우리말로 된 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며 재미로 다가온다.
선지자 고양이인 ‘올드 듀터로노미’ 역에 한국인 배우 임한성씨가 캐스팅됐는데, 한국어로 ‘메모리’를 불러주기 때문이다.
대구시민회관이라는 공연장의 특성은 관객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워서 무대 위 배우들과 객석의 관객들이 하나가 될 수 있고, 화려한 고양이들과의 교감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20분간 주어지는 중간 휴식 시간에는고양이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통로를 따라 왔다 갔다 하며 관객들이 몸을 쓰다듬을 수 있게 해주며, 도둑고양이 캐릭터들은 관객들의 가방과 소지품을 빼앗아가는 등 앙증맞은 장난도 친다.
무엇보다 더 큰 ‘캣츠’의 매력은 고양이의 눈높이에서 제작한 집채만한 크기의 깡통과 쓰레기로 뒤덮힌 폐허 같은 무대이며, 실제 고양이와 흡사할 정도의 정교한 분장과 의상, 고양이의 움직임을 연상케 하는 스펙터클한 안무를 들 수 있다. 그리고 객석 사이를 누비며 관객들과 호흡을 하는 고양이, 극장 천장과 벽면에 설치된 수많은 조명효과는 무대와 객석이 따로 구분되지 않는 환상적인 분위기 그 자체다.
공연은 대구시민회관에서 21일까지 열리며,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 일요일 및 공휴일 오후 2시, 7시(9∙10일 오후 3시 공연 있음, 14일 추석당일 오후 7시 공연 1회, 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된다. 문의 053-762-0000.
◇섹시함과 우아함의 극치 ‘시카고’
뮤지컬 ‘시카고’는 살인자 벨마 켈리(최정원, 김지현)와 록시 하트(옥주현), 두 여죄수의 인기와 명성을 쫓는 이야기로 지난 1976년 초연 이래 32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연되고 있다.
193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과 간통, 배신과 음모의 파노라마가 흥겨운 재즈 음악과 춤 속에 펼쳐진다.
벨마의 ‘올 댓 재즈’와 여죄수들의 기구한 사연을 담은 ‘셀 블록 탱고’, 록시가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부르는 ‘위 보스 리치드 포 더 건’, 빌리가 부르는 ‘래즐 대즐’ 등 삽입곡은 무대 중앙에 자리한 빅밴드 재즈악단의 연주와 어우러져 생생한 재미를 전해준다.
옥주현, 김지현, 배해선, 남경주, 성기윤 등 최고의 배우들과 섹시한 남녀 조연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무대의 뜨거운 열기는 공연 내내 대구오페라하우스를 꽉 채운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연기력이 보다 업그레이드 된 옥주현.
올해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뮤지컬 ‘시카고’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뮤지컬 배우’란 내건 옥주현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전형적인 요부 록시 역에 걸맞게 완벽한 몸매를 만들었다.
그래서 암고양이 같은 요부 그 자체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또 1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선 김지현은 국제적인 명성만큼 폭발적인 가창력과 에너지 넘치는 춤과 연기를 선보이며 무대를 장악한다.
김지현과 옥주현이라는 두 여배우가 펼치는 팽팽한 선의의 연기대결은 극의 긴장감을 더욱 높여준다.
여기에다 최정원과 옥주현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각각 벨마와 록시 역을 맡아 보다 탄탄해진 호흡을 보여주며 재미를 더한다.
이밖에 1926년 ‘시카고트리뷴’ 기자이자 희곡작가였던 모린 댈러스 왓킨스가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쿡 카운티 공판에서 영감을 얻어 쓴 연극(A Brave Little Woman)을 1975년 브로드웨이의 전설적인 안무가 겸 연출가이며, 뮤지컬의 신화적 존재인 밥파시(Bob Fosse)에 의해 처음 무대화돼 70년대를 풍미하며 롱런한 바 있으며, 1996년 윌터 바비(Walter Bobbie)와 앤 레인킹(Ann Reinking)에 의해 다시 리바이벌 되어 토니상, 올리비에상 등을 휩쓸고 현재까지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를 대표하는 뮤지컬로 최고의 명성을 구가하고 있는 작품이란 이름 하나만으로도 이번 공연은 대구 관객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한몸에 받기에 충분하다.
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13일까지 열리며,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 3시, 7시30분에 공연된다.
6일 오후 3시와 7시30분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이번 공연에 보내준 대구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추석 연휴 기간인 13일(토) 오후 3시 공연이 추가됐으며, 전석 20%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문의 1599-1980.
배준수기자 bjs@idaegu.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