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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고전’의 참뜻 알려주는 고양이들 (매일경제 07.06.20)
7740 2007년 6월 21일
없음
존경받을 만한 고양이들.’

뮤지컬 ‘캣츠’에 나오는 젤리클 고양이들이 자신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무대를 지켜본 관객이라면 충분히 수긍할 만했다. 40여명에 달하는 배우들이 무대 위에 올랐지만 쿵쿵대는 소리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날렵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해도 소리 하나 나지 않을 듯 가벼운 몸 상태가 과연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의 공연답다 싶었다. 공연 관계자는 발레, 현대무용, 아크로벳 등으로 이미 어릴 적부터 다져진 지망자들이 평균 5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진정한 고양이로 거듭난 결과라고 설명한다. 미스토펠리스(마법사 고양이)가 보여준 마법 같은 연속 회전을 본 관객이라면 이 말에 쉽게 고객을 끄덕일 듯.

그래서인지 5월 31일부터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2007 캣츠’ 오리지널팀 내한공연에는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방 대도시까지 확산된 뮤지컬의 인기를 덩달아 실감할 수 있었다. 1508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지만 고양이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긴장과 감탄, 탄식이 한 몸처럼 터져 나오는 것은 그만큼 캣츠의 관객 장악력이 높다는 뜻. 수시로 객석을 오가며 관객들과 교감하고 멋진 노래는 물론 극중극, 탭댄스 등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볼거리를 제공하기에 ‘세계적인 뮤지컬’이란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대구 관객들의 기립 박수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올드 듀터로노미(선지자 고양이) 역를 맡은 한국계 배우 임한성씨의 피날레 때는 묘한 동질감에 박수 소리가 더 커졌던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81년 초연 이후 20여년간 승승장구하던 캣츠가 브로드웨이의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온 이유는 뭘까. 물론 월드투어팀을 구성하고 세계를 휘젓는 작금의 현실에서 이런 문제 제기는 유효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또 ‘그리스’ ‘브로드웨이42번가’ 등이 2~3년 뒤에 다시 브로드웨이에 간판을 내거는 현실도 캣츠의 입지가 좁아졌다고만 볼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세계 공연계는 캣츠보다 더 화려한 볼거리, 폭발적인 가창력을 소화해야 하는 뮤지컬 넘버, 탄탄한 줄거리를 갖춘 공연들로 넘쳐난다. 한국 관객들의 눈높이도 많이 높아졌다. 여전히 캣츠는 시대를 아우르는 실험성과 파격성을 겸비하고 있지만 정상의 자리는 새로운 뮤지컬에 물려주고 ‘불멸의 고전’으로 자리 잡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밀란 쿤데라의 ‘늙은 주검은 젊은 주검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란 단편소설 제목처럼 말이다.

공연기획사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캣츠는 T S 엘리엇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구성한 뮤지컬이란 점에서 스토리가 살아 있는 다른 뮤지컬과 달리 함축의 미가 있다”면서 “고전은 읽고 또 읽어도 새로운 맛이 있듯 캣츠 역시 150번 이상 본 국내 관객이 있을 정도로 볼 때마다 다른 재미가 녹아 있는 뮤지컬의 고전”이라고 말했다.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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