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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에서] 뮤지컬 ‘캣츠’, 대구 사나이 울리다 (경향신문 07.06.07)
7696 2007년 6월 14일
없음
즐길 준비 되셨습니까?’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팀이 4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31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첫 무대를 가진 ‘캣츠’는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캣츠’가 ‘뮤지컬 중의 뮤지컬’이라는 것은 이미 26년 동안 확인돼온 사실. 처음으로 ‘캣츠’의 감동을 느끼러 가는 관객이라면 관람 전 몇 가지 ‘즐길 포인트’를 새겨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첫째, ‘캣츠’의 무대는 공연장 전체다. 폐차장 무대뿐 아니라 관객이 앉아 있는 객석 앞 뒤, 통로 중간 중간과 2층 객석까지 다 무대다. 배우들은 뒤에서부터 슬금슬금 들어와 무방비 상태로 앞만 보고 있던 관객들을 놀랜다. 갑자기 객석으로 내려와 뒷자리 관객의 코 앞에서도 춤을 추고 2층 객석까지 슬그머니 기어오르기도 한다. 캣츠를 좀더 과감히 즐기고 싶고, 고양이들과 잘 놀고 싶다면 통로쪽 좌석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 2층, 3층 객석까지 작은 전구들을 연결해 공연장 전체가 반짝거리는 효과도 준다.

둘째, 중간 휴식 시간에도 고양이들의 놀이는 멈추지 않는다. 선지자 고양이 듀터로너미는 1막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무대에 앉아 있었다. 외국에서는 이때 어린이 관객들이 무대까지 올라와 올드 듀터로너미의 사인을 받고 고양이들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혹시 외국인 배우에게 말 걸기가 어색하다면 망설일 것도 없다. 멋진 가창력과 연기력 때문에 오리지널팀에 섞여도 구분이 잘 가지 않지만, 이번 ‘캣츠’의 올드 듀터로너미 역은 한국인 배우 임한성이 맡았다. 2막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고양이들은 객석 바닥에 드러눕거나 객석을 어슬렁거리며 관객들과 ‘놀기’를 청한다. 어린이 관객들은 첫날 공연 때도 고양이들을 쫓아다니며 까르르 웃고, 장난치며 놀았다.

셋째, 뻣뻣한 한국 어른 관객들도 충분히 환호할 장면들이 있다. 2막 중간, ‘실라밥’ 역의 제스틴 푸이가 ‘메모리’를 한국어로 두 소절가량 부른다.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 속담까지 공부한다는 연출자 조앤 로빈슨의 아이디어다. T.S. 엘리엇의 시 14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랫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고된 인생을 쓰다듬는 철학이 느껴진다. 27마리의 다양한 고양이 캐릭터 중 ‘누구’에게 공감이 가는지 꼽아봐도 좋다. 어떤 이는 화려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그리자벨라와 거스에, 어떤 이는 섹시한 럼 텀 터거나 마술사 미스터 미스토펠리스에 빠질 수도 있다. 공연 후, 올드 듀터로너미의 깜짝 덤블링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사이. 뒤에서는 대구 사나이의 ‘찐한’ 고백이 들렸다. “메모리 들었나? 내도 울었다.”

뮤지컬 ‘캣츠’는 7월1일까지 대구에서 공연한 뒤 7월2일부터 9월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장은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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