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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명품 대작뮤지컬, 지방으로 간다 (뉴스메이커 2007.05.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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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미스 사이공’ 등 서울 앞서 지방도시 먼저 시작 대성공
캣츠’ ‘맘마미아’ ‘미스 사이공’ 등 최근 몇 년 사이 해외 명품 대작 뮤지컬의 지방행이 잇따르고 있다. 아예 서울에 앞서 지방에서 먼저 개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올 5월 앙코르 공연되는 ‘캣츠’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은 5월 31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시작해 서울, 광주를 거쳐 10월 7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에서 막을 내린다. 2003년 ‘캣츠’ 오리지널팀 내한공연도 수원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 대구에 이어 서울 공연을 가졌다. 지난해 라이선스 뮤지컬로 선보인 ‘미스 사이공’은 성남아트센터에서 6월 28일부터 8월 20일까지 공연한 후 서울과 대구를 거쳐 김해 문화의전당에서 폐막했다.
맘마미아 대구공연 대박 터뜨려
특히 대구는 ‘맘마미아’ ‘지킬 앤 하이드’ ‘프로듀서스’ 등 웬만한 뮤지컬은 거쳐 가는 뮤지컬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대구에 뮤지컬 인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은 2003년 ‘캣츠’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을 통해서다. ‘캣츠’ 공동제작사인 설앤컴퍼니 이혁찬 본부장은 “당시만 해도 서울과 달리 지방은 주말 이틀간 4회나 5회 공연이 관례화해 있던 시기여서 대구에서 30회 공연을 시도한다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었다”며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대구 공연에 투입한 제작비는 26억 원. 뚜껑을 열자 객석점유율 98.5%, 유료관객 4만3000명을 불러들여 3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대구공연 기획사로 대구에 터전을 둔 파워엔터테인먼트의 최원준 대표는 “이전까지 ‘난타’ ‘명성황후’ 등 인기 뮤지컬의 경우에도 5회 이상 공연한 전례가 거의 없어 대구 뮤지컬시장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며 “하지만 ‘캣츠’의 대성공으로 이후 대형 뮤지컬이 대구로 내려올 수 있는 시장 판단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위부터 렌트, 맘마미아, 미스 사이공.
잇달아 2005년 ‘맘마미아’의 대구 공연 역시 대박을 터뜨리면서 대구에는 말 그대로 뮤지컬 붐이 일었다. 당시 ‘맘마미아’는 두 달이 넘는 장기 공연(57회 공연)에서 6만3000명의 관객을 모았다. 경북 구미, 울산 등 대구 이외 지역에서 온 관객도 45%나 됐다. 당시 ‘맘마미아’ 대구 공연 기획사인 예술기획 성우의 배성혁 대표는 “적자를 감수하고 지역의 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해 시도했는데 크게 성공해 오히려 놀랐다”며 “당시 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발판으로 대구시는 올해부터 매년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궁극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이 행사를 발전시켜 대구를 ‘아시아 뮤지컬의 중심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대구가 뮤지컬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은 극장에 우수한 인력이 있는데다 인프라 구축이 잘 돼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는 오페라하우스(1400석), 수정아트피아(1000석)를 비롯해 1000석 이상 규모의 대형 극장이 6개나 된다. 2000석 규모의 극장 2~3개가 더 설립될 예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구의 상황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유명 작품에 쏠림현상이 두드러질 뿐, 그렇지 않은 작품은 관객의 외면을 당하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최원준 대표는 “서울을 제외한 타 지역에 비해 뮤지컬시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 4대 뮤지컬이나 그에 준하는 뮤지컬에 관객이 몰리는 것”이라며 “아직 안정된 시장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못박았다.
대전은 대구와 더불어 공연이 잘 되는 도시다. 1993년 대전엑스포를 계기로 많은 공연물들이 유입되면서 시민들의 전반적인 문화수준이 높아졌다. 역시 하드웨어적인 인프라 구축이 잘 돼 있다. 1000석 이상 갖춘 극장이 7~8개에 이른다. 대전지역 공연기획사인 휴먼커뮤니케이션 최기진 대표는 “특히 전국에서 시설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진 대전 예술의전당이 2003년 10월 개관하면서 시립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연 등 예전보다 공연도 많고 관람객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전 예술의전당 역시 개관 당시 높은 임금을 보장하며 관장을 비롯해 무대스태프 등 모든 인력을 전문가로 채웠다. 하지만 대구와 마찬가지로 대전 역시 문화근간이 단단하지 않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전언. 최기진 대표는 “문화마인드의 뿌리가 약하다 보니까 유명하거나 매스컴의 바람몰이가 된 작품에는 시민들이 몰리고 그렇지 않은 공연은 썰렁하다”며 “지난해 대전에서 공연한 뮤지컬 ‘프로듀서스’가 참담한 흥행 결과를 보인 게 한 사례“라고 말했다.
광주의 상황은 훨씬 열악하다. 일단 대형 공연을 할 수 있는 극장이 광주문화예술회관 단 한 곳뿐이다. 이 지역의 공연기획사인 공연마루 황인근 대표는 “광주문화예술회관은 광주 시립단체에 우선적으로 대관해주기 때문에 일반 기획사나 방송사가 대관을 잡기 힘들어 다양한 공연이 이뤄지지 못한다”며 “뭐든 맛봐야 좋은 줄 알고 다시 찾게 되는 것인데 광주의 경우 공연예술 수혜가 상대적으로 적어 공연을 즐기는 인구도 적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황 대표는 또 “광주를 문화중심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하에 건립 예정인 아시아문화의전당도 연구단지 쪽 흐르는 것으로 안다”며 “제대로 된 공연장이 마련돼 있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문화 중심지가 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유명작품 아니면 외면받기도
공연관계자들은 지방 공연문화가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쓸 만한 공연장이 있어야 하고, 대관상황이 용이해야 하며 전문 인력이 극장을 운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민간 공연제작자들이 공연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경제성 있는 객석의 규모를 갖추었는가다. 단기공연의 경제성은 2000석 이상, 3개월 이상 장기공연의 경제성은 1200석 이상이 되어야 수지타산이 맞는다. 또 보름에서 두 달여의 중기공연은 최소 1500석 이상이 되어야 한다. 물론 공연장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를 설계 단계부터 고려해야 한다. 콘서트홀은 건축음향이 생명이고, 뮤지컬과 오페라는 다양한 무대막 전환에 필요한 배턴과 무대세트가 이동할 수 있는 충분한 무대포켓 확보 등 무대시스템이 완벽해야 한다. 지자체가 앞다투어 건립한 전국의 수많은 공연시설이 ‘예비군 훈련장’으로 전락한 이유다. 그나마 시설이 좋은 극장은 대관이 쉽지 않다.
프로듀서스
신시뮤지컬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지자체 장부터 극장 운영에 대한 마인드가 바뀌어야 고급 문화가 지방으로 내려갈 수 있다”며 “대작 뮤지컬을 지방에서 하려면 장기공연해야 하는데 대다수 지방 공연장의 경우 장기 대관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송승환 PMC프로덕션 공동대표는 “대구와 대전을 제외하곤 공연장 상황이 좋지 않아 시장 형성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일부 소도시의 경우는 공연장을 잘 지어놓고도 유능한 극장경영자와 예술감독 등 인력과 양질의 공연 콘텐츠를 유치하는 데는 투자하지 않아 좋은 공연장이 놀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설앤컴퍼니 이혁찬 본부장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이 서울 중심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문화만이라도 지방민들이 고루 향유해야 하며 그것이 또한 국내 공연문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며 “인구 20~30만의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극장을 짓는다고 해서 지방문화가 꽃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구, 대전, 광주, 부산 등 일단 대도시가 인근 도시민까지 흡수하는 문화 중심지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 05/01 뉴스메이커 72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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