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학년이 되는 아이라 두시간이 넘는 공연시간이 무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안고 작년 11월 공연을 보신 분의 조언에 힘입어 일요일 낮 공연 203구역 첫줄을 공들여 예매했습니다. 공연에는 시어머님과 남편도 함께 했습니다.
공연보러 가기전 어린이용 캣츠책을 구입해서 읽었고 캣츠 디비디도 구입하여 보았습니다. 저는 엘리엇의 시집을 읽었습니다만 어린이용 캣츠책이 더 재미있더군요.
공연당일날 비가 무지 많이 왔습니다. 표 예매창구 앞에 물이 뚝뚝 흘러 내리는 것을 보며 무대에도 비가 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이 때까지 제대로 켓츠를 볼 수 있을까 마음이 불안했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어 불이 다 꺼진 상태에서 저희 좌석앞 통로에 고양이 꼬리같은 불빛이 보이더니 고양이가 서너마리 튀어 나왔습니다. 이것이 공연중 고양이들과의 첫 대면이었습니다. 저희 아이 깜짝 놀랐지만 재미있어 하더군요. 공연내내 저건 디비디에서 본 내용이야 저건 아니야하며 아는 척 했습니다. 휴식시간이 지나고 고양이들이 저희 자리앞 통로로 어슬렁어슬렁 다니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저희 아이 프로그램을 보는 척하며 고양이들과 눈 한번 맞추지를 않았습니다. 아이말로는 부끄러워서 그랬답니다. 지나가는 고양이마다 첫줄엔 아이가 저의 아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건드리며 지나갔습니다. 나중엔 고양이들과 악수도 하고 즐거워했습니다.
저희 아이 공연을 보기전엔 책과 디비디에서 본 캣츠로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미스터 미스토포리스가 재미있다고 하더니 공연후엔 럼터터거의 열렬fan이 되었습니다. 매일신문 기사로 나온 다니엘스콧의 인터뷰기사도 스크랩해놓고 '설수진의 여기는 문화도시'도 목빼고 기다리면서 방송을 보았습니다. 아이표현에 의하면 엉덩이 돌리기를 잘 하는 장난꾸러기 같은 럼터터거가 재미있답니다.
캣츠 보고 온 후 1주일간의 일기주제가 내내 캣츠였고(캣츠 공연소감, 럼터터거에게 편지쓰기, 캣츠 디비디 본 소감, 방송에서 캣츠공연 소개된 것 보고 느끼점 쓰기 등등..) 캣츠 디비디도 다시 여러번 보았고 캣츠 대본을 프린터하여 읽기도 해 보고 노래도 불러보았습니다. 아이가 캣츠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고 며칠간 조르기도 하더니 아이의 미래희망이 바뀌었습니다. 뮤지컬 배우가 되어 캣츠의 하얀고양이 빅토리아를 해 보고 싶답니다. 저희 아이 노래부르기도 좋아하고 발레도 좋아하니 딱 들어맞는 미래희망이기도 합니다. 꼭 뮤지컬 배우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린 시절 기억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캣츠관람의 흔적이 아이의 인생을 두고두고 풍요롭게 해 줄 것 같아 뿌듯합니다.
먼 훗날 아이가 이 땅에서 캣츠공연을 다시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영국이나 미국에 가서 다시 볼 수도 있겠지만 9살의 기억을 떠 올리며 행복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연후 1주일간을 캣츠관람의 여흥에 푹 젖어 지내는 아이를 보며 엄마인 저도 memory가사를 열심히 외우고 캣츠 악보를 구입하여 피아노 연습을 해 보고 있습니다.
캣츠 공연에 대한 후기가 아니라 관람후의 생활문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아직도 일주일전에 본 캣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리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캣츠를 주위 사람들에게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아이 캣츠 관람기를 올립니다.
" 캣츠 뮤지컬을 보러 갔다. 럼터터거는 참 웃겼다. 자기가 나팔을 불어 놓고 모른 척 하였다. 또 캣츠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사람들한테 장난을 쳤다. 나한테도 와서 나를 쿡쿡 찔렀다. 캣츠들이 참 재미있게 연기를 잘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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