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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남을 결혼기념일...
강대수 7856
2003년 11월 29일 00:00:00
없음
11월 22일은 결혼한지 6주년이 되는 날이다...
매년 결혼 기념일을 간단한 식사 정도로 때웠지만
올해는 뭔가 획기적인 이벤트가 없을까 하여 물색하던 중
캣츠의 대구 공연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몇년전 아내랑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보고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아내 또한 다음에 좋은 공연이 있으면 또 보러 가자고 약속했었다..
그러나...결혼 후의 생활은 문화 생활을 여유 있게 즐길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얼마전,직장 동료들과 '뮤지컬 시카고'를 관람하러 갔었다...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나는 적쟎은 실망을 안고 집으로 돌아 왔다..
'브로드웨이 42번가'처럼 화려한 무대를 생각 했었는데...
나의 기대감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그래서,혹시 '캣츠도...? ' 하는 약간의 불안감도 있었지만..
TV에서 접한 내용은 충분히 나를 매료시켰다...
함께 갈 동료에게 두장의 예매를 부탁하고,아내에게 얘기 했더니..
가계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속으론 내심 기뻐하는 눈치였다..
21일..그날 따라 바쁜 일이 왜 그리 많은지...
아내는 공연에 늦을까봐 대낮부터 부산히 움직였다...
혹시나 차가 막힐까 싶어 한시간 전부터 서둘러 집을 나섰다..
공연 40분전에 도착이었다...
동료들과 주위를 돌며 기념 촬영을 하고 아내와도 여러장 촬영을 하였다..
날씨는 쌀쌀했지만...관람객들의 열기로 대기실 안은 따뜻했다..
드디어...시작 안내 방송이 울리고...
공연장 안으로 들어 선 나는 깜작 놀랐다...
무대와 관람객 끝자리 까지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것이었다..
대략 30~40미터....?
아무튼 내부 객석을 보니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뮤지컬 시카고'는 무대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
배우들과 관객들의의 호흡을 전혀 느낄 수 없었던데 반해....
여기서는 어느 자리에 앉더라도 배우들의 몸짓을
그냥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공연은 시작되고....
무대에 어두움의 그림자가 깔리며...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고양이들의 움직임...
여기저기 통로에서 나오는 고양이들.....
관객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아내는 나의 손을 꽉 잡았다...
고양이들의 동작을 보며 작은 섬찟함이 스치고 지나갔다..
분명 사람인걸 아는데...움직이는 모습들은 고양이였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였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고양이들의 합창 소리가 울려 퍼질때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내와 나는 고양이들의 몸짓에 푹 빠져 있었다...
자막도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그냥....그냥...좋았다.....
그냥 캣츠가 좋았다.........
아름다운 소리...아름다운 몸짓.....
아름다운 공간이 좋았다.....
어떠한 수식어도 필요치 않았다...
그냥 캣츠가 사랑스러웠다....
중간에 언뜻 보니 아내의 눈에 눈물이 살짝 비쳤다...
아내는 완전히 몰입해 있었다.....
아내의 꿈은 뮤지컬 배우였다.....
종교가 아니었더라면 아마도 뮤지컬 배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공연 중간중간에 아내와 나는 미친 사람처럼 박수를 쳐 댔다...
공연이 끝나고 우리 둘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거의 마지막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대기실로 나왔다..
대기실에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아내랑 또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에라도 이 감흥을 오래토록 담아 두고 싶어서였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는 내게 말했다...

'오늘은 평생에 남을 결혼기념일이라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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