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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소중한 만남... 고양이들의 초대 '캣츠'
정희선 7893
2003년 11월 21일 00:00:00
없음
세상을 살다보면 소중한 것이 하나 둘 늘어간다. 올해는 그런 소중함으로 시작을 했고, 너무도 큰 감동으로 마무리한 느낌이다. 올 2월 귀한 나의 둘째 아들이 태어났고, 그리고... 11월 뮤지컬 '캣츠'를 만났다. 뮤지컬은 꽤 봤는데 라는 건방진 생각으로 별로 기대하지 않고 공연장으로 갔다. 일단은 자막으로 봐야하는 뮤지컬은 좀 힘이 들었다는 선입견도 있었으니까...

무엇부터 말할까. 이 소중한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오늘밤 잠은 잘 수 있을까. 공연을 보고 나서도 그 흥분이 오랫동안 식지 않았다.

라는 공간은 사람을 참 묘하게 만들었다. 좀 엉성한 듯 보이기도 하면서 천장 가득 전구 줄에 큰 기둥과 무대를 중심으로 둘러싼 좌석들까지. 무슨 서커스장 같다고 느꼈다. 공연이 시작되고 너무도 고양이 같은 배우들이 무대를 채우고, 덩달아 터지는 천장을 가득 매운 전구들이 꽃같이 피어났다. 그랬다. 사람들이 고양이를 구경 온 것이 아니라, 고양이들이 자신들만의 공간에 우릴 초대한 거였다. 완벽한 고양이들의 움막에 우린 낯 설은 사람 손님들이었다.

정신 없이 시간이 흐르고, 넘쳐나는 흥에 모두들 기립박수를 쳤다. 환호성과 흥분이 그 큰 움막(빅 탑 시어터)을 가득 채웠다. 아! 이런 거구나. 한편의 뮤지컬이 주는 행복이 이렇게 큰 거구나. '캣츠'를 통해서 진심으로 느꼈다. 꽤 많은 뮤지컬을 보면서도 기립박수를 친 기억이 없었으니...

뮤지컬을 볼 때마다 난 소원한다. 내 아이들이 앞으로 만날 세상이 한 편의 뮤지컬같이 흥겹고 즐겁기를... 네 살 난 아들이 고양이를 그려주라고 한다. "어느 고양이를 그리지? " 한참을 고민하니 아들이 말했다. "엄마 왜? 고양이 그리기 어려워, 그럼 사자 그려줘." 내가 힘들어서 고양이를 못 그린다고 여긴 아들이 고양이에서 사자로 대상을 바꿔주었다. "아니, 엄마가 춤 잘 추고, 멋진 고양이 그려 줄께, 아! 또 뚱뚱해서 겨우 걷는 고양이도 그려줄께" 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혼자 피식 웃었다. 한동안 내 삶이 '캣츠'와 더불어 살 듯... '메모리'를 흥얼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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