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맨처음 뮤지컬을 접하게 된 때는 95년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였다. 그때 보았던 작품은 '아가씨와 건달들'이었는데, 그 당시의 내 느낌은 새로운 장르를 경험해 보았구나 하는 정도의 경미한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 대구에서 공연한 '캣츠'를 본 후로 뮤지컬에 대한 내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고, 바로 어제 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 스타' 이후에는 뮤지컬에 대한 내 생각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뮤지컬은 그것 자체로 하나의 감동일 수 있고, 실제로 그러하다는 것!
'캣츠'를 본 이후인지라 오리지널 공연이 아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대한 기대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공연은 나의 이러한 생각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것이었다. 박완규씨나 김동욱씨와 같은 친밀한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오히려 공연에 좀더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가창력은 거의 수준급이었고, 그 내용 역시 훌륭했다. 예수가 갖는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신의 아들로서 느끼는 책임감과 고통을 연기할 때는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었고, 단순한 배덕자로만 인식했던 유다의 갈등과 혼란스러움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 외의 다른 인물들도 적시적소에서 자신의 역할을 너무 잘 소화해내어 공연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은 채 진행되었고, 끝이 났다.
나에게 있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 스타'는 '캣츠'에 이은 또 하나의 감동이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애송이 관객에게 뮤지컬이 얼마나 힘있고, 멋진 장르인지를 알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아직은 뮤지컬에 대해 무지한 초보 관객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수준급의 뮤지컬이 대구에서 계속 공연된다면 정말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