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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글] 조준일 님이 쓰신 글입니다.::::::::::
전세계 5천만이 관람했다는 세계적인 뮤지컬이 대구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때가 아마 8월달인 것으로 기억된다. 생김새와 어울리지 않게(?) 연극 및 각종 공연들을 좋아하는 나는 학생신분의 가난한 상황임에도 무조건 봐야한다는 의무감에 예매날짜를 기다렸다. 중간에 태풍피해로 인해 부산잔여공연이 취소될 때만해도 '역시 대구도 취소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일정을 반으로 줄이고 공연은 열리게 되었다. 때문에 좋은 자리를 예매하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 예상하고 예매 시작 당일에 9시30분부터 계속 예매사이트를 클릭하던 기억이 난다.(이 때, 잠깐의 실수로 내가 점찍었던 자리를 놓치고 그옆자리를 예매했다.) 예매를 하고 공연날까지 거의 2달을 흥분속에서 기다렸던 나는 22일 토요일 8시공연을 보러 친구와 함께 공연장에 갔다. 공연장을 보는 순간 나는 뮤지컬 공연장에 온것 같지 않았다. 뭔가 일반적인 공연장이 아닌, 정말 고양이들만의 소굴에 우리가 고양이의 삶을 훔쳐보러 들어가는 것 같았다. 뭐, 빅탑시어터의 시설에 관해서야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한 가지 꼭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작은 부분에서도 관객을 위한 배려가 너무나 세심했다는 것이다. 흔히, 야외공연장, 텐트 공연장이라면 공연내용에만 치우쳐서 그외의 편의시설에는 신경을 잘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특히, 화장실) 그런데, 내가 처음 빅탑시어터에 도착하자마자 찾은 곳이 화장실.. 이동식 화장실 안이 어찌 그리 마음에 들던지.. 방금 청소한 듯한 모습은 둘째 치고, 따스한 바람까지.. 정말 관객을 위한 공연이라는 생각이들었다. 이리저리 빅탑을 둘러보다 드디어 입장.. 솔직히 약간은 좁은 듯한 무대의 넓이와 관객의 의자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 전세계인이 가장 많이 봤다는 고양이 너희들의 축제가 어떤 것인지 봐주마.. 이정도의 무대에서 이런 의자에서 우리를 좁게 앉혀놓아도 될 만큼 너희들의 축제가 대단한 것인지 봐주마.'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고, 나는 한 번도 자리 생각을, 무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해서 할 틈이 없었다. 너무나 고양이 같은 그들의 몸짓,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빅탑내부의 구조며, 공연에 집중하고 있으면 어느새 내 옆에 고양이가 한 마리 와있는 상황까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처음 제리클 송의 웅장한 합창을 시작으로 펼쳐진 그들만의 향연에 나는 정신없이 매료되었다. 제니애니덧과 바퀴벌레의 화려한 탭댄스, 버스터버 존스의 넉넉한 노래, 럼텀터거의 화려한 춤과 절정에 다란듯한 연기, 그리고 몽고제리와 럼플티저의 환상적인 궁합, 그리자벨라의 애처로움.. 1막이 끝나고 나는 같이간 사람과 너무 재미있다는 말을 주고받으며 화장실을 다녀왔다. 그리고 들어오는 순간 고양이들이 여기저기서 관객과 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관객의 가방을 뺏어서 달아나고, 관객 무릎에서 재롱을 피우는등, 그들은 관객을 위해 그들만의 또다른 대본의 캣츠를 연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디서부터 2막이 시작인지도 모르게 그렇게 막은 이어졌고, 거스의 회상과 스킴블 샹크스의 열차행진 머캐버티의 싸움, 그리고 미스토폴리스의 화려한 쇼까지 너무나 재밌게 막은 흘러갔다. 그리고,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있는(뭐, 딱히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는 없다. 모든 부분이 그정도의 강렬함을 가지고 있으니깐) 그리자벨라의 메모리 열창... 이모든 것이 나를 너무나 황홀하게했다. 캣츠를 보는 순간부터 느낀 것이지만, 캣츠는 일반 뮤지컬과는 확실히 틀리다. 그들은 그들이 준비한 연극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과 다시 그들의 축제를 여는 것이다. 너무나 실제적으로 말이다. 그들의 축제가 열리는 동안 그들은 매번 새로운 공연을 하는 것이다. 이제껏 내가 본 뮤지컬중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은 없었다. 하지만, 캣츠는 관객에 의해 만들어진다. 아니, 정확히 표현해 매번 자신들의 축제를 구경하러 오는 관객들의 손을 잡고, 매번 다른 자신들의 축제에 동참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들 하나하나는 세심한 부분에서도 그들의 고양이다운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무대 중앙에서 중심된 공연이 열리고 있음에도 조명이 비춰지지않는 구석에서 자신만의 고양이모습을 지키는 그들의 모습에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축제 과정에서 2층의 그리자벨라가 구석에서 나올려고 할 때 막아서는 고양이 모습, 그리자벨라가 타이어를 타고 승천하는 과정에서도 그 타이어 밑에 들어가 목욕하는 고양이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모든 뮤지컬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버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캣츠..그 누군가가 내게 당신이 본 가장 감명깊은 뮤지컬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캣츠'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것은 내가 돈을 내고 짜여진 각본을 보러가는 것이 아닌, 그들의 향연에 내가 초대받아 함께 즐기는 것이기에 감히 최고의 뮤지컬이라고 말할 수있는 것이다. 지방을 위해 만들어진 빅탑시어터, 그리고 관객에게 인터미션 시간이 공연의 연장선임을 보여주는 배우들, 그리고 관객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고양이들..거기에 매료되어 점점 그들의 세계에 동화되어가는 관객들.. 이 모든 것을 생각하면 캣츠는 관객에 의한, 관객을 위한, 고양이들의 축제라고 말하고 싶다. 벌써 대구에서 할 앵콜공연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