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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글] 김은진 님이 쓰신 글입니다.::::::::::
'세계적인 뮤지컬이 대구에 왔다.' 문구 그대로 타도시에 비해 문화적 혜택을 너무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이런 거대한 폭풍과 같은 뮤지컬 '캣츠'가 대구에 온다니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넉넉치 않은 주머니 사정(?)과 말도 안되는 게으름으로 인해 예매를 차일 피일 미루다 공연 이틀 전에 가까스로 예매를 하게 되었다. 예매를 하고 나니 마냥 가슴이 설레었었는데, 조금만 더 일찍 예매를 했더라면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며 설레어하던 마음이 조금 더 길어져서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어쨌건 눈 깜짝할 사이 이틀이 지나, 공연날이 다가왔다. 공연 시작 한 시간 전에 도착해 무얼할까 고민하겠다 싶었다. 대구에서는 많은 공연들이 대부분 대구시민회관에서 했었다. 그래서, 그렇게 일찍 가면 앉아서 떠들고 놀거나, 화장실 가는 일 밖에는 할 게 없었다. 그랬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실내가 아니라 야외에 특별히 설치된 빅탑시어터에서 했기 때문에, 나에겐 빅탑 또한 하나의 볼거리였다. 빅탑 주위로 줄이 둘러져 있어 가까이 가진 못했지만, 생각보다는 아담했던 빅탑 주변을 먼저 한바퀴 돌아 보았다. 관계자로 보이는 외국인도 만나 인사도 하고, 공연보다는 빅탑을 구경온 사람마냥 신기한 듯이 돌아보다가 둘러져 있던 줄 안으로 모르고 들어가는 바람에 공연도우미한테 걸리기까지 했다.(*^^*) 참, 프로그램이나 캣츠 사이트에 나오는 빅탑시어터에는 캣츠의 표상인 고양이 눈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 빅탑시어터에는 그게 없었다. 자꾸 옮겨 다니며 설치를 하는 바람에 그것이 떨어질려고 해서 아예 떼버렸단다. 참을 수 없는 호기심으로 인해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더 많을 사실도 알게 되었다. ㅋㅋ 쨘!!! 많은 화려한 조명과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다. 조명에 정신이 팔려 있을 즈음해서 '사삭'하는 소리와 함께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사방팔방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 옆으로 지나가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또 어디서 고양이가 나타나는지를 봐야겠다는 마음에 엉덩이가 들썩들썩했다. 고양이들의 완벽하고도 놀라운 노래와 몸동작....... 보지 않고, 듣지 않고,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있지 않고서는 그 느낌을 아무리 말로 표현을 한다 해도, 내가 받은 소름이 돋을 듯한 그 느낌의 십분의 일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할 것이다. (한 마디로 말로 표현을 못하겠단 말이다. 공연 후기를 적으려 하고서는 말로 표현을 못하겠다니 참으로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 배우들은 공연 내내 한 마리의 진짜 고양이들이었다. 고양이 눈높이에 맞게 설계된 무대에서부터 고양이들의 분장이나 의상, 고양이들 하나 하나의 몸동작이 훨씬 더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신경 쓴 조명, 그리고 참 독특했던 소품들까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라서 얼마나 콧대 높게만 공연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생각보다 아담한 빅탑 시어터 내에서, 공연 내내 관객들과 함께 하려고 무대와 객석을 열심히 오갔던 고양이들로 인해서 공연시간 2시간 40분동안 나는 제 3의 배우가 되어 무대에 올라가 있었던 것 같았다. (ㅋㅋ 나또한 우리 줄 안으로 들어온 고양이를 직접 만져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쉬는 시간을 틈타 한국인 올드 듀터로노미에게서 싸인도 받을 수 있었다.) 빅탑시어터 그 자체가 무대였고,나는 객석에 앉은 관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대 위 배우였던 것이었다. 공연이 끝이 나고 도저히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가 없었다. 그런데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연이 끝나자마자 일어나서 가버렸다. 빅탑 문이 열려 사람들이 일어나 나감과 동시에 나의 감흥 또한 물밀듯이 빠져 나가는 걸 느꼈다. 참으로 아쉬웠다. 조금만 더 박수치고, 조금만 더 그 느낌을 공연에 온 모든 사람들이 함께 간직하고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을.. 이번 공연의 예매율이 상당히 높았다고 들었다. 그만큼 대구에서는 이러한 큰 공연이 없어서, 사람들이 문화적 목마름에 메말라 하던 차에 있은 공연이라 더욱 더 그러했던 것 같다. 내년에 캣츠가 우리 곁에 다시 온단다. 나는 내년에는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캣츠를 접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건데, 내가 느꼈던 이 감흥을 나만이 아니라 대구의 많은 사람들이 느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ㅋㅋ 그렇지만 모를 일이다. 매력적인 고양이들의 노래와 몸동작이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 그리워지는데, 그걸 과연 참아 낼 수 있을까? *^^*